빙하와 피오르가 품은 작은 마을, 올덴에 도착하다

노르웨이 서부의 올덴에 도착하자 잔잔한 피오르와 가파르게 솟은 산, 산비탈을 따라 흐르는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올덴은 노르피오르 안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이지만, 요스테달스브레엔 국립공원과 빙하·호수·산악지대를 여행하기 위한 중요한 관문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안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올데달렌 계곡에는 에메랄드빛의 올데바트넷 호수가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의 높은 산에서는 여러 빙하와 폭포가 계곡을 향해 내려온다. 특히 브릭스달 빙하는 올덴을 대표하는 명소로,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빙하 지형과 노르웨이의 웅장한 자연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는 올덴에서 버스를 타고 이웃한 로엔으로 이동해 로엔 스카이리프트를 체험하기로 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주택과 초원은 거대한 산을 배경으로 작고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었다. 맑고 깨끗한 피오르의 물빛과 산봉우리에 남은 눈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동안 곧 높은 산 위에서 내려다볼 풍경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올덴과 로엔은 서로 가까운 지역으로, 올덴에 정박한 크루즈 여행객들이 로엔 스카이리프트와 브릭스달 빙하를 함께 찾기도 한다. 이곳의 매력은 관광시설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마을 어디에서든 피오르와 설산, 빙하와 폭포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도 노르웨이 대자연의 웅장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며, 올덴은 인간의 생활공간과 거대한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피오르 마을로 첫인상부터 깊이 남았다. 피오르 노르웨이의 올덴 안내
거의 수직으로 올라 호벤산 정상에 닿은 로엔 스카이리프트

버스에서 내려 로엔 스카이리프트 하부 승강장에 도착하니 높은 호벤산 절벽을 향해 케이블이 가파르게 뻗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는 승강기처럼 보여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느껴졌지만, 정확히는 대형 객실이 케이블을 따라 이동하는 산악 케이블카이다. 탑승을 마치고 출발하자 승강장은 빠르게 아래로 멀어졌고, 피오르와 마을의 풍경이 순식간에 넓게 펼쳐졌다. 로엔 스카이리프트는 세계에서도 경사가 매우 가파른 케이블카 가운데 하나로, 피오르 해안에서 해발 1,011미터의 호벤산까지 약 5분 만에 올라간다. 짧은 시간 동안 고도 약 1,000미터를 오르기 때문에 아래에서 바라보던 산과 호수가 눈앞에서 빠르게 작아지는 광경은 매우 특별했다. 호벤산 상부 승강장에 도착하자 노르피오르와 로엔 마을, 로바트넷 호수, 스콜라산과 요스테달스브레엔 국립공원 일대가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한쪽에는 피오르가 산 사이를 따라 길게 이어졌고, 다른 쪽에는 눈 덮인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이 겹겹이 늘어서 있었다. 맑은 날에는 멀리 있는 산과 빙하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으며, 구름이 낮게 내려앉는 날에는 산과 구름 사이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래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보았던 올덴과 로엔의 자연도 아름다웠지만, 높은 곳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니 빙하가 깎아 만든 계곡과 그 안으로 들어온 피오르의 지형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로엔 스카이리프트는 힘든 등산을 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고산 전망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길이었다. 로엔 스카이리프트 공식 안내, 노르웨이 관광청의 로엔 스카이리프트 소개
슬레이프니르의 말발굽과 눈길 트레일에서 누린 대자연

호벤산 정상에서는 커다란 말발굽 모양의 조형물인 ‘슬레이프니르 말발굽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슬레이프니르는 북유럽 신화에서 최고신 오딘이 타고 다니던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신비로운 말이다. 호벤산에는 오딘이 슬레이프니르를 타고 산을 넘던 중 말발굽이 산에 강하게 부딪혀 거대한 흔적을 남겼고, 그 발굽에서 ‘호벤’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정상의 말발굽 조형물은 이러한 이야기를 상징하며, 조형물 사이로 피오르와 산을 함께 담을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촬영 장소가 되었다. 기념사진을 남긴 뒤 주변의 트레일을 따라 가볍게 걷기 시작했다. 호벤산에는 짧고 쉬운 산책로부터 긴 산악 코스까지 다양한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지만, 방문 당시에는 정상 부근에 아직 눈이 녹지 않은 곳이 많았다. 눈이 다져진 구간과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은 부분은 매우 미끄러워 발을 옮길 때마다 조심해야 했다. 속도를 내기보다는 발밑을 확인하고 안전한 곳을 골라 천천히 이동했다. 걷는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차가운 산바람과 눈밭, 눈앞에 펼쳐진 피오르와 설산을 온몸으로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하얀 눈 위로 드리운 구름의 그림자와 햇빛에 반짝이는 피오르의 물결을 바라보니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탁 트이는 듯했다. 미끄러운 눈길에서는 안전을 위해 밑창의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고, 필요하면 스틱이나 미끄럼 방지 장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지만 그 덕분에 서두르지 않고 주변을 찬찬히 바라보며 대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올덴과 로엔에서의 하루는 케이블카의 짜릿함,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 눈길 트레일과 장대한 피오르 풍경이 함께 어우러진 잊지 못할 여행으로 남았다. 호벤산의 슬레이프니르 전설, 호벤산 트레일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