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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알렉산드리아 베이까지 달려온 설렘

blog7709 2026. 8. 21. 09:38

아침 일찍 뉴욕을 떠나 북쪽의 천섬으로

 

2019년 7월 6일 아침, 뉴욕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 목적지인 사우전드 아일랜드, 우리말로 ‘천섬’을 향해 출발했다. 전날에는 자유의 여신상과 리버티섬, 뉴욕항에 정박한 항공모함 인트레피드를 둘러보며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생각했다. 화려한 고층건물과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했던 뉴욕을 뒤로하고 도시를 빠져나오자, 창밖 풍경은 조금씩 넓은 도로와 숲, 한적한 마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대도시의 활기와는 다른 미국 북부지역의 여유로운 풍경이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알려주었다.

뉴욕시에서 천섬 지역의 중심마을인 알렉산드리아 베이까지는 약 560㎞에 이르는 장거리다. 관광지 한두 곳을 둘러보는 이동이 아니라 하루의 상당 부분을 도로 위에서 보내야 하는 거리였다. 천섬에 도착해 유람선을 타려는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했고, 중간에 불필요하게 지체하지 않으려고 계속 북쪽을 향해 달렸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차에 앉아 있으니 허리와 다리가 불편해지기도 했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면 만나게 될 세인트로렌스강과 수많은 섬을 생각하며 피로를 견뎠다.

‘사우전드 아일랜드’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샐러드에 곁들이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었다. 토마토소스나 케첩을 기본으로 마요네즈와 피클 등을 섞어 만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스가 왜 ‘천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평소 식탁에서 익숙하게 맛보던 드레싱의 이름이 실제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역에 펼쳐진 아름다운 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니 목적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음식의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장소를 직접 찾아간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의 정확한 탄생과 관련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설명은 천섬 지역의 낚시 안내인 조지 라론드의 아내 소피아가 만든 소스가 유명 배우 메이 어윈에게 전해졌고, 이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과 연결되면서 널리 알려졌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 베이에서는 호텔 경영자 조지 볼트와 요리사 오스카 처키가 드레싱을 발전시키고 보급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느 한 가지 이야기를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드레싱이 세인트로렌스강의 천섬 지역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장거리 운전 중 만난 소나기, 여행자의 마음에 찾아온 걱정

 

북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날씨는 계속 일정하지 않았다. 출발할 때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한참을 달리자 하늘에 짙은 구름이 모여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 앞유리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줄기는 빠르게 굵어져 소나기로 변했고, 와이퍼를 계속 작동해도 앞쪽 시야가 흐릿하게 느껴졌다. 고속도로 위에서 갑작스러운 비를 만나니 자연스럽게 운전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간격을 넓히게 되었다. 여행 일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소나기가 내리자 천섬 지역의 날씨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먼 거리를 달려 도착했는데 비가 계속 내리면 세인트로렌스강의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거나 예정한 유람선 관광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섬 여행의 가장 큰 기대는 배를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며 크고 작은 섬과 별장, 볼트성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흐린 날씨도 나름의 분위기가 있겠지만, 비가 많이 내리거나 바람이 강하면 시야가 나빠지고 사진 촬영도 어려워질 수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목적지에 도착할 때는 날씨가 좋아져야 할 텐데”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렇다고 비 때문에 서둘러 운전할 수는 없었다. 장거리 여행에서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는 마음보다 도로 상황에 맞춰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한 비가 내리는 구간에서는 차선을 확실히 확인하고, 물이 고인 도로에서는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도록 주의했다.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미 상당한 거리를 달려왔고 남은 일정도 있었기 때문에 안전에 집중하며 계속 이동했다. 긴 이동시간과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는 여행자의 체력과 판단력을 함께 시험하는 과정이었다.

다행히 소나기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비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빗줄기가 약해졌고, 검게 내려앉았던 구름 사이로 조금씩 밝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로 주변의 나무와 풀은 빗물을 머금어 더욱 선명한 초록색으로 빛났다. 비가 오기 전보다 공기도 맑아진 듯했고, 차창 밖 풍경에서는 여름 특유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걱정으로 무거웠던 마음도 하늘이 밝아지는 만큼 조금씩 가벼워졌다.

여행에서는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날씨만 계속되었다면 편안했겠지만, 소나기를 만났기 때문에 목적지에서 다시 햇빛을 보았을 때의 기쁨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 비를 피할 수 없다면 안전하게 지나갈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고, 날씨가 좋아졌을 때 그 순간을 더욱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여행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젖은 도로와 맑아진 하늘, 알렉산드리아 베이에 도착한 기쁨

 

 

긴 운전 끝에 마침내 뉴욕주 알렉산드리아 베이에 도착했다. 사진 속 장소는 45 James Street에 있는 캡틴 톰슨스 리조트 입구다. 커다란 초록색 간판에 ‘CAPT. THOMSON’S RESORT’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입구 양쪽의 돌기둥에는 배의 조타륜 장식이 달려 있어 천섬의 항구마을에 도착했음을 실감하게 했다. 오른쪽에는 성조기 무늬와 ‘UNCLE SAM’이라는 글자가 표시된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인근의 엉클 샘 보트 투어는 알렉산드리아 베이에서 천섬 유람선을 운항하는 업체로, 숙소 바로 옆에서 유람선 관광을 시작할 수 있는 위치였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리조트 입구의 아스팔트가 빗물에 젖어 있고 차량 바퀴가 지나간 자국도 남아 있다. 도착하기 전까지 만났던 소나기의 흔적이었다. 그러나 머리 위에는 회색 구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구름 사이로 밝은 하늘이 열리고 있었다. 도착할 때까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비는 그쳤고, 주변의 나무와 숙소 건물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날씨가 좋아졌다. 젖은 도로와 밝아진 하늘이 함께 담긴 사진은 소나기를 통과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던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동차에서 내려 리조트 간판을 바라보는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아침 일찍 뉴욕을 출발해 수백 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려온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동시에 계획한 장소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성취감도 컸다. 특히 이동 중 소나기를 만나 유람선 관광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기 때문에 맑아지는 하늘이 더욱 반가웠다. 여행에서 좋은 날씨는 사람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선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캡틴 톰슨스 리조트는 알렉산드리아 베이 중심부의 세인트로렌스강 가까이에 있으며, 객실에서는 강과 하트섬의 볼트성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엉클 샘 보트 투어 승선장과도 가까워 천섬 관광을 시작하기에 편리한 위치다. 천섬 국제관광협의회 캡틴 톰슨스 리조트 안내 사진 오른쪽의 유람선 차량을 보자 이제 자동차에서 내려 배로 여행수단을 바꾸어 수많은 섬 사이를 둘러볼 시간이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천섬은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를 흐르는 세인트로렌스강에 크고 작은 섬들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섬마다 울창한 나무와 주택, 별장과 역사적인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어떤 섬은 집 한 채가 들어설 정도로 작고 어떤 섬은 마을과 도로가 있을 만큼 크다고 한다. 아직 유람선을 타기 전이었지만 숙소 입구에서부터 강과 섬이 만들어낼 풍경을 상상하니 마음이 설렜다. 음식점에서 보았던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의 이름이 이제는 실제 강과 섬, 여행의 기억으로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알렉산드리아 베이까지의 이동은 길고 피곤했으며 갑작스러운 소나기까지 만난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하지만 비가 그친 뒤 맑아지는 하늘 아래 천섬의 입구에 도착했을 때 느낀 기쁨은 그만큼 컸다. 편안하게 도착했다면 얻지 못했을 안도감과 감사함이었다. 캡틴 톰슨스 리조트의 입구는 단순한 숙박시설의 출입구가 아니라 장거리 이동을 마치고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경계처럼 느껴졌다.

돌기둥 사이를 지나 숙소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제 곧 세인트로렌스강의 시원한 바람과 천여 개 섬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여행은 목적지에서 보는 풍경뿐 아니라 그곳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까지 모두 합쳐져 하나의 추억이 된다. 이날의 소나기와 젖은 도로, 맑아진 하늘과 초록색 리조트 간판은 천섬 여행의 시작을 알린 특별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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